사용후핵연료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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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연료가 화석연료와 크게 다른 점은 화석연료는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 즉 온실가스를 방출하면서 재로 변하는 반면에, 핵연료는 연소할 때 핵연료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 핵종의 종류와 조성에는 일정한 변화가 있지만 핵연료의 구조 형태는 그대로 유지 된다는 점이다. 원자로에서 핵연료가 중성자와 만나 핵분열 반응을 일으키면 막대한 에너지를 내는 동시에 두 개의 핵분열 파편이 생성된다. 핵분열 생성물이라고 불리는 이들 파편들은 종류(핵종)가 매우 다양하며 거의 대부분 핵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안정한 핵종으로 될 때까지 방사선을 방출하면서 붕괴한다.

우라늄 등 핵분열 원료 물질이 핵분열을 일으키지 않고 중성자를 포획하면 일련의 붕괴과정을 거치면서 여러가지 다른 핵종으로 변환된다. 대표적인 핵변환 핵종으로는 플루토늄(Pu)을 들 수 있는데 특히 Pu-239는 U-235와 같이 핵분열성 핵종으로써 핵무기의 원료로 전용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정치적인 함의를 갖는다.


핵분열 생성물들은 대체로 안정한 동위원소에 비하여 양성자 대비 중성자 수가 많기 때문에 베타붕괴를 거치는데 이때 감마선이 수반된다. 반면에 핵분열 원료물질이 핵변환된 액티나이드 핵종들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대체로 알파 붕괴를 하면서 감마선을 수반한다. 불안정 핵종이 붕괴하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하전 방사선(알파선과 베타선)은 투과력이 짧기 때문에 핵연료 자체에 흡수되어 온도를 올리는 열원이 되나 감마선과 같은 방사선은 투과력이 길어 핵연료 밖으로 방출되기 때문에 방사선 방호의 대상이 된다. 이들 방사선 핵종들은 반감기가 짧게는 1초 미만에서 수만년에 달한다. 사용후 핵연료에서 방출되는 방사능의 세기는 짧은 반감기를 갖는 핵종의 안정화로 시간이 지나면서 급속하게 줄지만 자연방사능 수준으로 줄어들기 까지는 20~30만년이 소요되어 사회정치적인 함의를 갖는다.


사용후핵연료 핵종 구성 특성

상용 발전로에서 사용하는 핵연료는 5% 미만의 U-235 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데 이것의 약 80% 정도가 핵분열로 소진되면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방출된다. 이때 핵연료의 95% 이상을 차지했던 U-238은 중성자 포획에 의한 핵변환으로 약 2.5% 정도만 소진될 뿐 대부분은 사용되지 않은 상태이다. 뿐만 아니라 핵변환으로 생성된 Pu-239는 U-235와 같이 핵분열성 핵종으로 재활용 대상의 자원이다.

사용전후의 핵연료 핵종구성비 변화

일례로 가압경수로의 4.5% 농축 새 핵연료집합체 무게 중 우라늄 무게를 500 kg으로 가정할 때 원자로에 장전되기 전 새 핵연료집합체 속에는 약 22.5 kg의 U-235 와 약 477.5 kg의 U-238이 들어있다. 원자로에서 1 kg 우라늄당 45MWd의 에너지를 생산 다시 말해 45 MWd/kgU 만큼 연소한후 방출했다고 가정할 때, 방출 사용후핵연료를 구성하는 핵종은 아래와 같이 3개의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다.

  • 미연소 잔류 핵연료 원료물질 : 93.1 % ( U-235 4.9kg 및 U-238 465.6 kg )
  • 핵변환된 초우라늄원소 : 1.3 % ( 6.3 kg)
- 플르토늄 : Pu-238, Pu-239, Pu-240, Pu-241, Pu-242 등 총 5.8 kg (1.2%)
- 마이너 액티나이드 : Np-237, Am-241, Am-243, Cm-242, Cm-244 등 총 0.5 kg (1.3%)


사용후핵연료에 들어있는 이들 액티나이드 및 핵분열생성물 핵종들의 방출직후 양과 그 구성비는 핵연료 연소도에 대부분 지배되나 농축도와 형태에 따라서도 약간씩 다르다. 방출시 연소도가 경수로에 비하여 1/4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수로 사용후 핵연료의 붕괴열과 방사능의 세기는 경수로 핵연료 보다 훨씬 작다.

방출직후의 사용후 핵연료는 붕괴열이 매우 크기 때문에 사용후핵연료 집합체를 원자로에서 인출한 후 습식저장조에서 ~10년 이상 냉각시킨 다음 건식 저장고에서 보관한다. 경수로에서 45MWd/kgU 연소하고 방출된 사용후핵연료의 냉각기간에 따른 액티나이드 핵종과 주요 핵분열 생성물 핵종의 조성 변화는 아래 표와 같다[1]

자원경제적 측면

현재 상용로에서 사용되는 핵연료는 초기 장전 우라늄의 대부분이 연소되지 않으며 일부는 핵변환을 통하여 오히려 핵분열성 물질로 변환되기 때문에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재활용 또는 핵비확산 대상으로 상반되게 인식된다. 사용후핵연료 속에는 무게비로 약 1 % 정도의 U-235를 포함하고 있고 다량의 미연소 우라늄과 핵변환된 플루토늄이 들어있다. 이들은 재처리 과정을 통하여 회수한 후 원자로의 핵연료로 가공하여 재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후핵연료는 고품위의 우라늄광으로 비유된다. 자연에서 채굴하는 우라늄광은 그 광속의 우라늄 함량이 0.1~0.15%이면 이를 채굴할 경제적 가치가 있는 품위의 광으로 간주한다. 또한 천연 우라늄 속의 U-235 농축도는 0.715%에 불과하다. 플루토늄을 함유하고 있는 광물은 자연에 존재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약 1% U-235 농축도의 우라늄과 약 96% 이상의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함유하고 있는 가압 경수로 사용후핵연료야말로 고품위의 핵연료 광물로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우라늄광 또한 한정된 자원으로 장차 이 자원이 고갈될 상황과 플루토늄이 제4세대 원자로로인 고속원자로의 핵연료물질로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자원으로서의 효용 가치가 크다. 실제로 50년대~60년대 상용 원자력발전을 처음 시작할 시기에는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와 이를 통한 유용한 원자로 연료물질의 회수 및 재활용이 국제사회에서 당연한 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재처리와 연료 재활용이 현재 상황에서는 경제적이지 못하고, 재처리에서 분리되는 플루토늄이 핵무기확산 위험을 증대시킨다는 국제 정치적 이유로 현재는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 및 핵연료로의 재활용은 재처리 시설을 가진 프랑스, 일본 등 극히 제한된 몇몇 국가에서만 채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나 재활용에 대한 정책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


정치사회적 측면

자원 활용 관점에서 사용후핵연료는 분명 귀중한 핵연료 자원으로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사용후핵연료는 그 속에 들어있는 다량의 방사성 핵종으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로 분류되며, 바로 이 때문에 이의 저장과 처분에 있어 크고 작은 정치사회적 문제가 야기된다. 초기 ~300년 까지는 반감기가 비교적 짧은 핵종 특히 핵분열생성물 핵종의 방사붕괴 속성에 따른 사용후핵연료 관리와 그 이후 십수만년 동안은 수명이 매우 긴 핵종 특히 악티나이드 핵종의 방사붕괴 속성에 따른 사용후핵연료 관리가 필요하다.

붕괴열

사용후핵연료의 붕괴열은 방사성 핵종들이 다른 핵종으로 방사붕괴 하면서 나오는 방사선 에너지가 사용후핵연료 등 주위물체와 작용하여 발생되는 열로써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는다.

냉각기간에 따른 핵종별 붕괴열 거동(연소도 45GWd/tU)
  1. 붕괴열은 원자로로부터 인출된 후 시간이 경과하면서 대략 지수함수적으로 감소
  2. 붕괴열은 사용후핵연료의 연소도에 비례하여 증가 (예, 연소도 7.5 GWd/tU의 중수로핵연료의 붕괴열은 45 GWd/tU의 경수로 핵연료의 약 15%)
  3. 붕괴열의 시간거동은 핵분열생성물과 액티나이드 핵종의 양과 반감기 속성에 의하여 결정
  • 원자로 인출후 초기 80년 동안의 붕괴열 시간 거동은 핵분열생성물이 지배
  • 원자로 인출후 80년~100년경에는 핵분열생성물과 악티나이드에 의한 붕괴열이 유사
  • 원자로 인출후 100년이 지나면서 핵분열생성물에 의한 붕괴열은 급격히 감소하나 장수명 악티나이드 붕괴열은 매우 서서히 감소
  • 원자로 인출후 300년이 지나면 사용후핵연료의 붕괴열은 거의 악티나이드 핵종에 의해 결정

방출연소도 45GWd/tU의 가압 경수로 사용후핵연료의 냉각시간에 따른 주요 핵종 별 붕괴열을 표시하면 옆 그림과 같다.

초기 5년가량의 냉각기간까지는 세슘(Cs), 바륨(Ba), 스트론튬(Sr), 이트륨(Y) 등 4개 핵종의 붕괴열이 전체 붕괴열의 60%이상을 차지하며 냉각기간 10년 시점에서는 약 65%를 차지한다. 여기서 바륨(Ba) 및 이트륨(Y)이 각각 세슘(Cs)과 스트론튬(Sr)의 붕괴로 생성되기 때문에 사용후핵연료로부터 세슘(Cs)과 스트론튬(Sr)을 따로 분리하여 영구처분하게 되면 붕괴열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붕괴열은 사용후핵연료의 지하 처분 시에 처분밀도 즉 처분장 면적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다. 특히 지하처분에 있어서 사용후핵연료는먼저 처분용기에 담기고, 처분용기는 그 주변을 충전재 및 완충재로 메워 지하 암반 속에 고정되는데 이때 처분용기, 완충재(buffer), 충전재(backfill) 및 지하 암반은 사용후핵연료 속에 들어있는 방사성 핵종이 생태계로 새어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다중의 자연 및 인공 방벽의 역할을 한다. 붕괴열은 처분용기와 그 주변의 완충재 및 충전 재, 그리고 암반의 온도를 상승시켜 이들 다중 방벽들의 성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따라서 지하 처분장의 열적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처분용기는 적당한 간격으로 배치되어야 하는데 실제 그 간격은 단위 처분용기당 최대 허용 열부하량 (maximum allowable thermal load for unit package) 또는 단위 처분면적당 열 부하량(W/m2)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이로부터 지하 처분시설 지하공간의 배치도, 지하 굴착물량, 충전 및 완충재 소요량, 처분용기의 규격 및 처분밀도 및 전체 처분장 면적이 결정된다.

사용후핵연료 방사능의 핵종별 시간거동 (45GWd/tU)

방사능

방사성 독성도로 표현되는 사용후핵연료의 방사능 세기는 사용후핵연료가 생태계에 끼칠 수 있는 위해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후핵연료를 어느 시점까지 안전 관리해야 하는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인자이다. 가압 경수로 사용후핵연료의 방사능의 세기를 원자로에서 인출한 시점으로부터 경과된 냉각 시간에 따라 나타내면 옆 그림과 같다. 방사능의 시간 거동도 붕괴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냉각 초기의 방사능세기는 주로 핵분열생성물에 의해 결정되며, 약 80~100년의 시간이 경과하면 핵분열생성물의 기여는 급격히 감소한다. 대략 300년 이후부터는 액티나이드에 의한 기여가 대부분이다.

사용후핵연료의 방사능 세기가 천연우라늄 수준으로 감소하기까지는 10만년 이상이 소요되는데, 이처럼 장구한 세월에 걸쳐 영향을 많이 주는 핵종은 대부분 장수명 액티나이드 핵종이고 요오드(I-129)와 테크네슘 (Tc-99)이 일부 기여한다. 따라서 사용후핵연료 내에 존재하는 이들 장수명 악티나이드, 요오드, 테크네슘 핵종들을 따로 분리하여 관리하면 사용후핵연료의 안전 관리기간을 1,000년 이내로 크게 줄일 수 있다. 방사능의 양도 붕괴열과 마찬가지로 사용후핵연료의 연소도에 비례하여 증가한다

국제정치적 측면

핵무기제조를 위한 핵물질 유효질량

사용후핵연료 속에는 핵무기 제조의 원료 물질로 사용되고 있는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들어 있기때문에 국제 정치적으로 사용후 핵연료를 핵무기 원료물질로 인식된다. 경수로에서 방출한 사용후핵연료 집합체 2다발에는 대략 1 SQ (Significant Quantity 유효질량)에 해당하는 플루토늄이 들어 있다.

사용후핵연료는 그 물리적 방호와 보안을 포함하여 국제적으로 엄격한 관리대상이 되고 있다.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비핵국가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통하여 자원 재활용이나 사용후핵연료의 경제적이고도 안전한 최종 처분을 원할지라도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많은 제약과 제재가 따르기 때문에 국제적 고립을 감수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곤란하다.


참고문헌

  1.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연구보고서 57, 한국과학기술한림원(2009)


이 자료의 최초 작성 및 등록 : 박 찬오(SNEPC) copark5379@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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