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원자력 안전" 4. 방사선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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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원자력 안전-4] 방사선 기초

(*두번으로 나누어 방사선, 방사선의 인체 영향, 방사선 방호 등에 대해 살펴보려 합니다. 원자력 안전이 특별한 것은 방사선 때문이므로, 방사선에 대한 기본 지식은 원자력 안전을 이야기하는데 필수입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언론에도 자주 나오는 밀리시버트나 베크렐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면 좋겠지요? 계속 화이팅입니다!!!)

[방사선에는 질량을 지닌 입자 방사선과 질량이 없는 고에너지 전자기파가 있습니다]

‘방사선’(Radiation)은 불안정한 원자핵에서 나오는 ‘입자’(Particle) 또는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 형태의 에너지 흐름입니다. 일반적으로 물질을 이온(Ion) 형태로 분리(이온화)시키는 능력을 가지므로 이온화(전리) 방사선이라 하지요. 생명체가 방사선을 받으면 적은 양일 때는 대부분 문제가 없지만,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전자기파는 빛과 같은 것으로 파장에 따라 성질이 달라집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더 길면 적외선이라 하고,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으면 먼저 자외선이 되고, 파장이 더욱 짧아지면 엑스선이나 감마선처럼 우리가 두려워하는 전리(이온화) 방사선이 되지요. 입자 방사선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흔히 알려진 알파선(헬륨 원자핵)과 베타선(전자) 외에도 중성자, 양성자, 뮤온, 중이온 등의 흐름이 모두 입자 방사선입니다. 지금까지 배운 내용으로 알파선, 베타선, 양성자선 등은 전기를 띠지만, 엑스선, 감마선, 중성자선 등은 전기를 띠지 않는다는 것은 구별할 수 있겠지요? 원자력에서 중요한 대표적인 방사선인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중성자선이 물질을 투과하는 성질은 첨부한 슬라이드의 그림에서 확인하세요.

방사선과 관련한 몇 가지 용어는 알아두시면 편리합니다. ‘방사능’(Radioactivity)은 방사선을 방출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방사성물질’(Radioactive Material)은 방사능을 지니고 있는 물질을 말하고요. ‘방사성동위원소’(Radioisotope)와 ‘방사성핵종’(Radionuclide)은 같은 뜻으로, 방사능을 지닌 특정한 핵종(동위원소)을 가리킵니다. 그렇다면 방사성물질은 방사성동위원소가 들어가있는 물질이 되겠네요. 물론 ‘방사성붕괴’(Radioactive Decay)는 방사성핵종이 방사선을 방출하면서 다른 핵종으로 바뀌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방사능은 시간에 따라 줄어듭니다]

방사성동위원소가 방사선을 방출하면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핵종이 달라집니다. - 알파선 방출: 원자번호 2 감소, 질량수 4 감소 (예: 라듐-226 => 라돈-222) - 베타선 방출: 원자번호 1 증가, 질량수 불변 (예: 요오드-131 => 제논-131) 감마선은 대개 불안정한 원자핵이 알파선이나 베타선을 방출할 때 함께 나옵니다. 그렇지만 높은 에너지 상태의 불안정한 원자핵이 감마선만을 방출하면서 안정한 상태로 바뀌기도 하는데, 이때는 핵종의 변화가 없습니다.

방사성동위원소가 방사성붕괴를 하면(감마선만 나오는 경우는 제외) 원래의 원자핵이 다른 핵종으로 바뀝니다. 그 결과 원래의 방사성동위원소 원자핵 수가 시간에 따라 점차 줄어드는데,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걸리는 시간을 ‘반감기’(Half Life)라 합니다. 예를 들어 연대 측정에 사용되는 동위원소인 탄소(C)-14는 베타선을 방출하면서 질소(N)-14로 변환되는데, 반감기가 약 5,730년입니다. 즉, 5,730년이 지나면 탄소-14의 원자핵 수 또는 이를 포함한 탄소의 방사능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이지요. 임의의 방사성핵종에 있어서 반감기가 10번 지나면 그 핵종의 방사능이 2의 10제곱 분의 1, 즉 약 1,000분의 1로 줄어듭니다.

반감기 동안 각각의 원자핵이 붕괴할 확률은 50%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어떤 원자핵이 언제 붕괴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작은 질량의 방사성물질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는 매우 많은 수의 방사성핵종이 들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방사성핵종 수의 변화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구마, 감자, 바나나 등에 많이 들어있는 중요한 영양소인 칼륨(K, 원자번호 19)은 K-39(93.26%), K-40(0.012%), K-41(6.73%) 등 3 종류의 천연 동위원소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K-40은 반감기가 12.48억년인 방사성동위원소(주로 베타선 방출)이지요. 칼륨 1 그램에는 약 1.5조의 100억배에 해당하는 수의 칼륨 원자가 들어있고, 그 중 방사성핵종인K-40 원자핵 수 약 180경(‘경’은 ‘조’의 1만배)에 달합니다. 어마어마한 수이지요. 자세한 계산과정을 생략하고 말씀드리면, 이 중에서 1초에 약 30개의 K-40 원자핵이 붕괴합니다.

원자력 안전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핵종들의 반감기를 살펴보면, 요오드(I)-131은 8일, 코발트(Co)-60은 5.3년, 세슘(Cs)-137은 30년, 라돈(Rn)-226은 1600년, 플루토늄(Pu)-239는 2만4천년, 우라늄(U)-238은 45억년입니다. 반감기가 짧으면 방사선을 단기간에 많이 방출하면서 방사능이 빨리 감소하므로, 초기에는 위험할 수가 있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방사능이 낮아져서 더 이상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원전 사고 시 방출되는 대표적인 방사성동위원소가 요오드-131과 세슘-137입니다. 반감기가 8일인 요오드-131은 사고 초기에 중요하고, 반감기가 30년인 세슘-137은 사고 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핵종이지요. 한편, 우라늄-238처럼 반감기가 매우 길다는 것은 방사선을 거의 방출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원자로에 태우기 전의 새 핵연료에 대해서는 안전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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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단위를 알면 편리합니다]

방사선과 관련한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방사능’의 국제표준(SI) 단위인 베크렐(Bq)입니다. 1초에 방사선을 하나씩 방출할 때 1베크렐이라 하는데, 10만 베크렐이나 100만 베크렐이라 하면 매우 큰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도 방사성물질이 들어있어서 대개 성인이라면 5천 베크렐 정도의 방사능을 띄고 있고, 성인을 2명 모아 놓으면 1만 베크렐, 20명 모아 놓으면 10만 베크렐이 되기 때문에 베크렐의 숫자를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베크렐이 국제표준(SI) 단위이기는 하지만 매우 작은 양이어서, 미국에서는 여전히 370억 베크렐에 해당하는 큐리(Ci)라는 재래 단위를 일반적으로 사용합니다.

방사선의 영향 관점에서는 방사능의 크기 자체보다 신체조직이나 물질이 실제로 방사선 에너지를 얼마나 흡수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그것을 나타내는 것이 ‘흡수선량’(Absorbed Dose)으로, 물질 1 킬로그램당 1 주울을 흡수했을 때 1 그레이(Gy)로 표시하지요. 미국에서 아직 사용하고 있는 재래 단위는 라드(rad)로서, 1 그레이가 100 라드이고, 1 라드는 10 밀리그레이입니다.

그리고 인체가 흡수한 방사선 에너지가 같더라도 방사선의 종류가 무엇인가와 어느 조직이 흡수했느냐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집니다. 특정 조직 또는 장기에 대한 신체적 영향을 나타내기 위해 도입된 것이 '등가선량'(Equivalent Dose)으로서, 해당 조직 또는 장기의 흡수선량에 '방사선가중치'(Radiation Weighting Factor)를 곱하여 계산합니다. 여러 종류의 방사선을 동시에 피폭한 경우에는 각 방사선의 흡수선량에 그 방사선의 가중치를 곱하여 모두 합산한 값이 등가선량이 되지요. 단위는 시버드(Sv)이고, 그 1000분의 1인 밀리시버트가 흔히 사용됩니다.

각 조직과 장기마다 중요성이 다르므로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하나의 대표값으로 나타내기 위해 도입한 것이 ‘유효선량’(Effective Dose)이고, 단위는 역시 시버트(Sv)입니다. 유효선량은 각 조직의 등가선량에 그 조직의 가중치('조직가중치', Tissue Weighting Factor)를 곱하여 모두 합한 값입니다. 신체가 균일하게 방사선에 노출되었다면 각 조직의 등가선량과 전신에 대한 유효선량이 같을 것입니다. 실제로는 신체조직별로 노출량(피폭량)이 불균일한 경우가 많으므로, 각 조직(장기)의 중요성을 고려한 가중평균을 내어 유효선량을 계산하는 것입니다.

방사선과 관련한SI 단위는 국제표준단위로서 매우 과학적이지만 우리 인간의 감성하고는 잘 맞지 않아서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소통에 지장을 주기도 합니다. 1 큐리는 일반 산업체에서 흔히 사용되는 수준의 방사능이지만, 이를 370억 베크렐로 표현하면 훨씬 더 위험하게 느껴지지요. 미국이나 방사선 산업계 일부에서는 국제표준단위를 사용하지 않고, 큐리(370억 베크렐), 라드(0.01 그레이 또는 10 밀리그레이), 렘(0.01 시버트 또는 10 밀리시버트) 등 재래식 단위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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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방사선 환경에서 살아왔습니다]

방사선은 원자력 때문에 처음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방사선은 우주 탄생부터 존재해온 것으로, 인류는 방사선이 있는 지구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존해왔습니다. 자연방사선은 우주에서 오는 것도 있고, 주거시설이나 토양으로부터 받기도 하며, 음식물 섭취 또는 공기 흡입을 통해 받기도 합니다. 현재 자연방사선량은 세계적으로 연평균 2.4 밀리시버트 수준이고, 국가나 지역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영국이나 호주와 같이 연간 2밀리시버트가 안 되는 나라도 있으나 핀란드 같은 경우에는 8밀리시버트 가까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들의 암 발생률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는 인류가 방사선 환경에서 진화해왔기 때문에 당연할 수도 있겠습니다. 참고로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낮은데, 이는 일본의 지각 물질이 주로 현무암이어서 화강암이 많은 우리나라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후쿠시마 사고를 겪은 일본 도쿄의 방사선량이 우리나라 서울보다 낮은 것을 믿지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접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를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생활하다 보면 다양한 이유로 자연방사선이나 인공방사선을 받게 됩니다. 상황에 따라 상당한 차이는 있지만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으므로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 흉부 엑스선 촬영: 약 0.1 밀리시버트 - 서울-뉴욕 왕복 항공: 약 0.2 밀리시버트 - 세계 연평균 자연방사선량: 약 2.4 밀리시버트 - 우리나라 연평균 자연방사선량: 약 3.1 밀리시버트 - 브라질 과파라치 비치의 연평균 자연방사선량: 약 10 밀리시버트 - PET또는 CT 촬영: 5~10 밀리시버트 - PET-CT 촬영: 15~20 밀리시버트

우리나라의 원자력 안전규제에서는 자연방사선에 대해서는 엄밀하게 규제하지 않습니다. 인공방사능에 대해서는 작업자의 경우 연평균 20 밀리시버트, 일반인은 1 밀리시버트(의료 피폭은 제외)를 선량한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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