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원자력 안전" 9.원자력발전소 안전성 확보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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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이야기하는 원자력 안전-9] 원자력발전소 안전성 확보 원칙

(*앞에서 원자력발전소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안전목표를 설명했습니다. 이번에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적용되는 기본적인 안전원칙들을 소개합니다. 심층방어, 안전문화 등 중요한 핵심 개념들은 이어지는 글에서 좀더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원전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원칙들은 1940년대 후반 원자로 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적용되었고, 원자로 특성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운전경험이 축적되면서 점점 더 체계화 되었습니다. 1980년대까지 이러한 노력을 이끈 국가는 미국입니다.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한 1980년대 후반부터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안전 원칙들을 도출하고 국제 규범화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졌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OECD 원자력에너지기구(NEA; Nuclear Energy Agency), 서유럽원전규제자협회(WRENA; Western Europe Nuclear Regulators Association)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원자력기구의 국제원자력안전자문단(INSAG; International Nuclear Safety Advisory Group)에서 개발한 문서 “INSAG-3: 원자력발전소의 기본 안전 원칙”이 가장 중요한 결실이라고 할 수 있지요. INSAG-3(1988)에서는 원전의 안전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측면의 안전성 확보 원칙들을 체계화하여 제시하였으며, 뒤에 INSAG-12(1999)로 개정되었습니다.

[INSAG-3/INSAG-12에서는 기본 안전 원칙을 운영책임, 심층방어 전략, 일반 기술원칙으로 구분하여 체계적으로 제시합니다]

INSAG-3(1988)와 그 개정판인 INSAG-12(1999)에서는 원전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본 원칙들(Fundamental Principles)을 운영 책임(Management Responsibilities), 심층방어 전략(Strategy of Defense in Depth), 일반 기술원칙(General Technical Principles)으로 구분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운영책임> 관점에서는 ‘안전문화’(Safety Culture)와 ‘운영조직 책임’, ‘규제 및 독립검증’의 3가지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 ‘안전문화’: 확립된 안전 문화가 원자력과 관련된 활동에 종사하는 개인과 조직의 행동 및 상호 관계를 지배한다. (안전문화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임) - ‘운영조직 책임’: 원전 안전성에 대한 궁극적 책임은 운영조직에게 있으며, 설계자, 설비 공급자, 건설자 또는 규제자의 별도의 활동이나 책임에 의해 희석될 수 없다. - ‘규제 및 독립검증’: 정부는 원자력산업에 대한 법적체계를 확립하고, 원전 인허가와 규제를 시행할 독립적인 규제조직을 확립한다. 규제 조직의 책임은 다른 조직들의 책임과 명확하게 분리되어, 규제자가 안전책임기관으로서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보호받도록 한다.

운영책임과 함께 원전 안전을 위한 기술적 측면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심층방어(DID; Defense-in-Depth)> 전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심층 방어(Defense in Depth): 발생 가능한 인간 실수 및 기계적 고장을 보상하기 위해, 방사성 물질의 환경 누출을 방지하는 연속적인 방벽(Multiple Barrier)을 포함하는 다단계 방호를 중심으로 하는 심층 방어 개념이 이행된다. 이 개념은 발전소 및 방벽들 자체에 대한 손상을 방지하여 방벽들을 보호하는 것과 방벽들이 완전히 효과적이지는 않더라도 대중과 환경을 재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수단들을 포함한다. - 사고 예방(Accident Prevention):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일차적인 수단, 즉 사고(특히 심각한 노심 손상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사고)의 예방이 최우선적으로 강조된다. - 사고 완화(Accident Mitigation): 심각한 사고 발생시에도 방사능 누출의 영향을 상당히 줄일 수 있도록 발전소내(On-Site) 및 발전소외(Off-Site) 완화 대책들이 마련된다. 심층방어 전략에 대해서도 별도의 글에서 상세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위의 운영과 기술 측면의 핵심 원칙과 더불어 원전 설계 및 운영에 일반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일반적인 기술원칙들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 실증된 공학적 방법(Proven Engineering Practices): 원자력 발전 기술은 시험 및 경험에 의해 입증되고, 승인된 규격 및 기준(Codes and Standards)이나 규제 문서 등에 반영된 공학적 방법에 근거해야 한다. - 품질 보증(Quality Assurance): 공급된 모든 제품과 수행된 용역 및 직무가 정해진 요건에 부응함을 보장하기 위한 종합적 체계의 일부로서, 품질 보증이 원전과 관련된 모든 행위에 적용된다. - 인간 요소(Human Factor): 원전 안전과 관련된 행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고 자격을 갖춘다. 원전 운전에서의 인간 실수(Human Error) 가능성을 고려하여 운전원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쉽게 하고, 실수를 탐지하여 바로잡거나 보상할 수 있는 수단들을 제공한다. - 안전성 평가 및 검증(Safety Assessment and Verification): 원전의 건설 및 운전이 시작되기 이전에 안전성 평가가 이루어진다. 평가 결과는 잘 문서화되어 독립적인 검토를 받는다. 안전에 대한 중요한 새로운 정보가 나타날 경우에는 안전성 평가가 수정된다. - 방사선 방호(Radiation Protection):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와 국제원자력기구의 권고들에 따른 방사선 방호 방법 체계가 원전의 설계, 시운전 및 운전 단계에서 이행된다. - 운전 경험(Operating Experience) 및 안전성 연구(Safety Research): 관련된 조직들은 원전 운전 경험과 안전성 연구 결과들이 서로 교환․검토되고 분석되며, 이로부터 교훈이 얻어져서 시행되도록 보장한다.

이상의 기본 안전원칙들은 추가 설명 없이도 충분히 이해하실 것입니다. 중간에 언급했듯이 심층방어, 안전문화 등 중요한 원칙들은 이어지는 글들에서 더 자세히 소개하려 합니다.

[IAEA Safety Fundamentals의 10가지 기본안전원칙은 원자력 안전의 기본 철학을 제시합니다]

IAEA 안전기준(Safety Standards) 체계의 최상위 요건인 Safety Fundamentals 문서(IAEA Safety Standards Series No. SF-1, 2006)의 제목이 바로 ‘기본 안전 원칙(Fundamental Safety Principles)'입니다. 이 문서에서는 10 가지의 핵심적인 안전 원칙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대부분 INSAG-3 등의 기본 안전 원칙들에서 비롯되었습니다. Safety Fundamentals(2006)의 10가지 안전원칙은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본적인 철학으로 국제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언급되고 활용되므로, 내용을 잘 기억해두시면 좋겠습니다. 1) 안전에 대한 책임: 안전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방사선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는 시설 또는 행위에 책임이 있는 개인 또는 조직에 있다. 2) 정부의 역할: 독립적인 안전규제기관을 포함하여 안전에 대해 효과적인 법적 체계 및 정부체계가 확립되고 유지되어야 한다. 3) 안전에 대한 리더십 및 관리: 방사선 리스크와 관련된 기관이나 방사선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는 시설과 행위에 있어서는 효과적인 리더십과 관리체계가 확립되고 유지되어야 한다. 4) 시설 및 행위의 정당화: 방사선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는 시설과 행위는 종합적인 이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5) 방호의 최적화: 합리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최상의 안전 수준을 제공할 수 있도록 방호가 최적화되어야 한다. 6) 개인에 대한 리스크의 제한: 방사선 리스크를 제어하기 위한 조치들은 특정 개인에게 수용 불가능한 수준의 장해 리스크를 부과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 7) 현재 및 미래 세대의 보호: 현재와 미래의 인간과 환경이 방사선 리스크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8) 사고의 예방: 원자력 및 방사선 사고를 예방하고 완화시키기 위해 모든 현실적인 노력이 기울여져야 한다. 9) 비상 대책 및 대응: 원자력 및 방사선 사건에 대한 비상 대책 및 대응을 위해 준비되어야 한다. 10) 기존 및 비규제 방사선 리스크 저감을 위한 보호조치: 이미 존재하거나 규제되지 않는 방사선 위험에 대한 보호 조치들이 정당화되고 최적화되어야 한다.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의 ‘일반설계기준’도 중요한 안전원칙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법(CFR; Code of Federal Regulations)에서 원자력규제위원회(U.S.NRC)가 관장하는 부분이 Title 10이고, 여기에는 Part 1부터 Part 171 사이에 약 50여개의 Part(비어있는 번호가 많음)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원전 안전과 관련하여 많이 인용되는 대표적인 Part는 다음과 같습니다. - Part 20: Standards for Protection against Radiation

- Part 50: Domestic Licensing of Production and Utilization Facilities
- Part 52: Licenses, Certifications, and Approvals for Nuclear Power Plants
- Part 100: Reactor Site Criteria

위의 Part들은 각각 10 CFR 20, 10 CFR 50, 10 CFR 52, 10 CFR 100 등으로 간략하게 표기합니다.

10 CFR 50의 부록 A(General Design Criteria for Nuclear Power Plants)는 원자력발전소의 일반설계기준(GDC; General Design Criteria)을 일반 요건, 핵분열생성물에 대한 다중방벽 방호, 보호 및 반응도제어계통, 유체계통, 원자로 격납용기, 핵연료 및 방사능 제어 등 6개 분야로 구분하여 총 64항목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GDC는 읽고 바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으나, 거의 모든 국가에서 원전 설계의 기본 원칙으로 존중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자료입니다.

제가 KAIST 등에서 원자력 안전을 강의할 때 다음 자료들은 가능한 한 학생들에게 꼭 읽도록 유도했었습니다. 원자력 안전에 대한 지식을 균형있게 습득하시려면 다음 순서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IAEA Safety Standards Series No. SF-1(Safety Fundamentals): General Safety Principles (http://www-pub.iaea.org/MT…/publications/PDF/Pub1273_web.pdf) - INSAG-12(INSAG-3 개정판): Basic Safety Principles for Nuclear Power Plants 75-INSAG-3 Rev. 1 (http://www-pub.iaea.org/MTCD/publications/PDF/P082_scr.pdf)

- INSAG-10: Defence in Depth in Nuclear Safety (http://www-pub.iaea.org/MTCD/publications/…/Pub1013e_web.pdf) 
- INSAG-4: Safety Culture (http://www-pub.iaea.org/MTCD/publications/PDF/Pub882_web.pdf) 

- U.S.NRC 일반설계기준: Appendix A to 10 CFR 50 – General Design Criteria for Nuclear Power Plants (https://www.nrc.gov/…/doc-col…/cfr/part050/part050-appa.html)

(다음에는 중요한 안전 원칙들을 좀더 상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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