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 농업∙식품∙생명공학적 이용

Atomic Wiki
이동: 둘러보기, 검색

에너지가 큰 방사선은 적절한 방호 또는 방어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사람을 포함한 생명체에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방사선이 가진 에너지가 우리 몸에서 전리현상을 일으켜 세포를 죽이거나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낮은 선량의 방사선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우리 생활에 유익한 수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방사성 동위원소에서 나오는 방사선의 의학적 이용(진단·치료 등)과 공업, 농업, 식품 등에의 산업적 활용은 우리가 방사선 이용으로 받는 혜택의 대표적인 분야이다. 방사선의 농업·식품·생명공학적 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방사선이 생물체에 미치는 영향을 이용

농업·식품·생명공학 분야에서의 방사선 이용기술의 원리는 방사선에 의한 생물체의 영향 즉 세포사멸, 돌연변이 유발, 생리적 변화 및 생물분자 구조의 변화 등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생물체가 방사선에 노출되면, 생물체 내 생화학 분자가 방사선 에너지를 흡수하면서 1차적으로 생화학 분자 내 전자가 이탈되거나 생화학 분자의 일부 구조가 떨어져서 자유 라티칼(free radical)이 생성된다. 이렇게 생성된 자유 라디칼은 2차적으로 옆의 분자를 공격하여 전자를 하나 빼앗거나 넘겨줌으로써 산화적 손상을 유발시킨다. 라디칼 분자가 이웃의 라디칼 분자와 결합하여 그 다음의 생화학 작용이 불가능하게 되거나 변형되기도 한다. 한편 고선량의 방사선은 직접적으로 생체 분자의 결합을 절단하는 등 큰 손상을 유발시킬 수 있다. 방사선 에너지를 흡수하기 쉬운 생체 분자는 고밀도로 집적된 분자 즉 DNA, 단백질, 세포막의 지질 분자 등이다. 이러한 일련의 반응으로 발생하는 방사선에 의한 생물학적 영향과 효과는 방사선량에 따라 결정된다. 즉, 세포가 고선량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죽게 되고, 그보다 낮은 선량에서는 돌연변이가 유발되며, 좀 더 낮은 선량에서는 생물체의 생리적 기능이 떨어지거나 변화된다. 최근에는 아주 낮은 극 저선량의 방사선은 오히려 생물체의 생리적 기능을 증진시킨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방사선의 농업∙식품∙생명공학적 이용을 살펴보면,

  • 방사선에 의한 세포사멸 효과를 이용하여 식품을 오염시킨 미생물을 살균하는 방사선 식품조사 기술
  • 돌연변이 현상을 이용하여 식물의 품종을 개량하는 방사선 육종 기술
  • 방사선에 의한 생리적 기능 변화를 이용하는 생명공학적 이용기술 등이 대표적 이다.

방사선의 생물학적 영향은 방사선의 종류, 에너지 크기에 따라 다르며 같은 방사선이라도 생물의 종류에 따라서 그 영향이 다를 수 있다. 한편으로 생물체는 산화적 손상 반응에 의해 유발되는 자유라디칼을 제거하는 일종의 방어효소 시스템을 작동시켜 생물체를 보호하고 항상성을 유지하는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는데 이 시스템의 역량도 생물 종류에 따라 다소 다르다. 따라서 방사선의 농업∙식품∙생명공학적 이용 기술에는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농업분야 : 방사선 육종 기술

식물에 방사선을 쪼였을 때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것을 이용하여 식물의 품종을 개량하는 기술이다. 전통적으로는 식량자원 식물의 품종을 개량하여 다 수확 품종을 얻는 데에 주력하였으나, 최근에는 화훼식물의 색깔 변화, 모양 변화 등을 얻어내는 화훼식물 육종기술이 각광 받고 있다. 나아가 건강을 위한 웰빙(well-being) 삶을 중시하는 시대에 따라 식물유래 건강기능 성분의 함량을 높인 식물육종기술이 주목 받고 있다. 방사선 육종 기술에서는 식물 종류에 따라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방사선의 에너지 크기 및 조건이 다소 다르며, 돌연변이가 특정 유전자에 집중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불규칙하게 일어나는 돌연변이 중에서 유용한 돌연변이를 찾아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식품분야 : 방사선 식품조사(照射) 기술

고선량의 방사선을 쪼이면 미생물을 사멸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이용하여 식품재료를 오염시킨 미생물 혹은 해충을 살멸(살균과 멸균)시키는 기술이다. 전통적으로는 건조된 식품원료 즉 곡류, 건조 야채류 등에 5~10 kGy(그레이)의 감마()선을 쪼여 내포된 미생물을 살멸시키는 데에 주안점을 두었으나, 근래에는 육류, 과일 등의 살균, 나아가서 식물류 국제교역에 따른 해충 전파 차단을 위한 검역기술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살균에 사용 되어 온 메틸브로마이드 가스 등이 환경에 유해하여 국제적으로 사용이 점차적으로 금지됨에 따라 방사선 조사기술은 대체 기술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나아가 문화재의 보존기술로 이용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한편으로 식품재료에 방사선을 쪼였을 때 식품재료의 구성성분 중 일부 분자가 쪼개어져서 물성(점도 등) 변화 혹은 생화학적 특성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점을 이용하여 전분가공기술 혹은 숙성 지연, 싹 틔움 방지 등에 이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살균 및 물성을 개선하는 특성을 이용하여 멸균 환자식, 우주식품, 비상재난식량, 특수레져식량 개발에 방사선조사 기술을 응용하기도 한다.

생명공학분야

  • 방사선에 의한 생물 생리적 변화 연구 및 그의 이용 분야 : 방사선에 쪼인 식물체에서는 어떤 유전자가 과다 발현되는 등 생리적 기능이 변화된다. 이는 방사선에 의한 산화적 손상에 대한 방어 메커니즘이 증폭되는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식물에서는 방사선조사에 의해 색소생산량이 많아지는 것을 이용하여, 방사선이 조사된 세포를 배양함으로써 색소 생산을 증대시킬 수 있는 것과 같이 유용물질 대량생산 기술로 이용될 수 있다. 한편, 방사선에 저항하여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전자 발현이 변화될 것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방사선 저항 내지 생존 관련 유전체 연구를 통해 식물/미생물의 극한환경에 대한 생존 내지 진화를 해석하고, 추위, 고염분 등 극한 환경 대응 유전자의 산업적 활용이 시도되고 있다. 또한, 방사선 조사 동물에서 조직 손상 또는 생리적 기능 장해를 해석하여 조직손상/생리기능저하 극복 방호물질 개발연구, 나아가서 우주에서 생리적 장해 및 그 극복 물질에 관한 연구도 수행되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백신 개발에 있어서 화학물질에 의한 세균의 약독화 공정 대신에 방사선을 쪼여 세균을 약독화 시킴으로써 오히려 항원분자의 구조적 변화를 줄여서 항원성이 좀더 높은 백신을 개발하고 유해 화학물질 사용을 배제하는 기술이 시도되고 있다.
  •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생체대사 경로 해석 : 신약개발 시 방사성동위원소를 신약 분자에 붙인 후 생체에 주사하여, 신약 분자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 경로 및 대사 기전을 직접적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국제적 기준에서 권고되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