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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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주한규 교수

유의 사항: 아직 전문가의 검토를 거치지 않아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을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목차

사용후핵연료 정의 및 중요성

사용후핵연료의 정의

사용후핵연료란 원자력발전소에 장전되어 일정기간 에너지를 발생시킨 후 원자로 외부로 방출된 연료를 말합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의 중요성

사용후핵연료에서는 발열과 물질 손상을 유발하는 강한 방사선이 나오므로 적절히 냉각과 차폐를 해주어야 하고, 방사능 물질이 환경에 위해를 주지 않도록 오랜 기간 동안 철저히 밀폐시켜야 하므로 사용후핵연료의 적절한 관리와 처분은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사용후핵연료가 강한 방사능을 내는 이유와 냉각 필요성

  • 불안정한 핵분열 파편핵 함유: 원자로에 장전된 핵연료에서 우라늄이 핵분열을 일으키면 질량결손에 따른 에너지의 발생과 함께 파편핵(Fission Products, FP)이 생깁니다. 세슘 137이 대표적인 파편핵입니다. 파편핵들은 안정한 핵이 되기에는 중성자들이 너무 많아 불안정하므로 방사성 붕괴를 통해 안정된 핵으로 변환되어 갑니다.
  • 방사성 붕괴 과정의 발열: 방사성 붕괴가 발생하면 감마선이나 베타선 같은 고에너지 방사선이 방출되고 이들 방사선은 주위 물질에 에너지를 전달하며 사라지는 과정에서 발열을 유발하고 물질이나 생체 조직의 손상을 초래하게 됩니다.
  • 수조내 저장을 통한 냉각과 격리: 그런데 이러한 파편핵은 대개 수개월 이내의 짧은 반감기를 가지고 방사성 붕괴를 하므로 사용후핵연료 방출 초기에는 아주 강한 방사능이 발생하게 되어 수년간은 수조에 넣어 냉각과 차폐를 해주어야 합니다.

사용후핵연료의 장기 특별 관리 필요성

  • 초우라늄원소의 생성: 우라늄에 중성자가 입사되면 항상 핵분열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중성자가 우라늄에 흡수되어 우라늄보다 무거운 초우라늄원소(TransUranic Elements, TRU)가 만들어 집니다. 플루토늄이 대표적인 초우라늄 원소입니다. 플로토늄은 일부 핵분열을 하기도 하지만 중성자를 추가로 흡수하여 아메리슘과 같은 더 무거운 초우라늄원소로 전환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초우라늄원자들은 다 불안정하여 대개 알파선을 내며 방사선 붕괴를 하는데 반감기가 수천년 이상으로 매우 깁니다.
  • 지층 처분시 지하수로 유출 가능성: 현재 가장 유력한 사용후핵연료 처분 방식은 깊은 지층에 묻는 방식인데 오랜 시간 경과 후 지하수가 사용후핵연료에 침투하여 초우라늄 원소가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오염된 물을 사람이 음용할 경우 비록 알파선의 영향 범위가 수 밀리미터 밖에 안 되더라도 인체 장기에 큰 위해를 줄 수 있습니다. 우리의 후손에게 큰 지장을 줄 수 있는 이러한 문제 때문에 사용후핵연료는 수백년 이상의 장기간 동안 특별히 잘 관리되어야 합니다.

사용후핵연료 내 주요성분별 조성

  • 초기 장전 우라늄 1000 kg 당, 각 성분의 질량
  • Minor Actinde (TRU 중 플로토늄 이외 원소)

1000 kg 초기 우라늄 장전양 당 잔존 물질양 (FP=Fission Product, TRU=TRans Uranic) 사용후핵연료조성1.png


사용후핵연료조성2.png 1000 kg 초기 우라늄 장전양 당 핵종별 잔존양 (FP=Fission Product, TRU=TRans Uranic)

사용후핵연료와 방사성폐기물의 차이

방사성폐기물

방사성폐기물은 방사성을 내는 모든 폐기물을 말합니다. 사용후핵연료도 방사성을 내므로 방사성폐기물에 속합니다.

방사성폐기물의 정성적 분류와 저장 요건

방사성폐기물은 방사능 강도에 따라 고준위, 중준위, 저준위, 극저준위 폐기물로 구분합니다. 극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은 일반 매립이 가능하지만 중저준위 폐기물은 경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과 같은 특별 시설에 처분해야 하고 사용후핵연료 같은 고준위폐기물은 지하 500 m 이상의 안정된 지반에 처분해야 합니다.

방사성폐기물의 유형

  • 원자로 시설 폐기물: 방사능 물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는 원전 시설, 연구용 원자로 등에서 사용된 작업복, 장갑, 신발, 보호복, 도구, 교체 부품, 폐필터 등
  • 방사선 치료 폐기물: 방사선 진단과 치료를 하는 시설에서 발생된 시약, 주사기, 용기 등
  • 사용후핵연료: 가동 중인 원자로에서 주기적으로 배출되는 기사용 핵연료로 고열과 장기간 방사선을 방출하는 물질

방사성폐기물의 분류기준

  • 규제해제 폐기물: 피폭시 연간 10 μSv 미만의 방사선 흡수를 초래하므로 특별한 관리가 필요 없는 폐기물로 각핵종별 허용농도가 법(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규제해제 기준에 관한 규정)에 명시되어 있음 (예: I-129는 0.01 Bq/g 이하, H-3는 100 Bq/g 이하)
  • 극저준위폐기물: 피폭시 연간 10 μSv 이상 1 mSv 미만의 방사선 흡수를 초래할 폐기물로 규제해제 폐기물 기준의 100배 미만의 피폭을 초래할 폐기물
  • 저준위폐기물: 방사능 농도가 극저준위폐기물 기준 이상이고 중준위폐기물 기준 미만인 폐기물로 각 핵종별 허용농도가 법에 명시되어 있음 (예: I-129는 37 Bq/g 이하, H-3는 1,110,000 Bq/g 이하)
  • 중준위폐기물: 방사능 농도가 중준위폐기물 기준 이상이지만 고준위 폐기물이 아닌 폐기물
  • 고준위폐기물: 반감기가 20년 이상의 알파선을 배출하는 핵종을 포함하는 물질로 방사능 농도가 400 Bq/g 이상이고 열발생율은 2kW/m3 이상인 폐기물

사용후핵연료의 발전소내 임시 저장 방법

사용후핵연료는 일단 발전소에서 설치된 특별 공간에 저장합니다. 저장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건물 내에 설치 된 큰 수조에 저장하는 습식 방식과 건물 외부 소내 부지에 설치한 특수 저장 용기들을 사용하는 건식 방식이 있습니다. 습식 방식에서는 펌프로 물을 순환시켜 냉각 시키고 건식 방식에서는 공기로 냉각시킵니다. 현재 건식 방식은 월성발전소에서만 쓰이고 나머지 발전소에는 다 습식 방식이 사용됩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방식

습식방식

원자력 발전소에는 큰 수조가 설치되어 있는 핵연료 건물이 원자로 건물에 붙어 있고 수조안에는 신연료 뿐만 아니라 사용후핵연료가 저장되어 있습니다. 이 수조에는 중성자를 잘 흡수하는 붕소를 함유한 물이 약 10 m 정도 차 있고 그 물은 펌프를 통해 순환 냉각이 되어 수조 온도가 30~40 도로 유지됩니다. 사용후핵연료 다발은 수조안에 격자형태의 틀 안에 저장되게 되는데 수조의 용량이 건설당시의 용량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수조 내 사용후핵연료의 최대 저장량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격자 구조체의 격자 간격을 줄여 조밀 랙으로 만들고 구성 물질에 붕소가 함유되게 방식을 쓰면 사용후핵연료 저장양을 50% 정도 늘일 수 있습니다.

건식방식

사용후핵연료의 발열량은 지수함수적으로 줄어들어 5년이 지나면 공기로 냉각해도 충분하게 됩니다. 이러한 저발열 사용후핵연료를 금속통에 담아 발전소 건물 외곽 부지에 설치된 별도의 다수의 소규모 저장 용기에 채워 저장하거나 모듈형으로 된 소형 저장 건물 내부에 쌓아 저장하는 방식이 건식 저장 방식입니다. 건식 저장 방식은 자연 순환 공랭식으로 냉각하므로 단순하고 쉽게 저장소를 확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소의 안전성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비상냉각 기능 보강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에는 펌프를 사용한 강제순환 방식이 사용되기 때문에 원전의 전원 상실시 냉각기능이 상실되어 사용후핵연료의 과열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비상냉각 대책이 다각도로 시도되었었습니다. 최악의 경우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냉각은 소방차 등으로 외부에서 공급되는 냉각수로라도 그 기능을 유지할수록 있도록 비상냉각 기능이 보강되어 있습니다.

건식 저장시설 파손 가능성 대비

건물 외부에 설치되어 있는 다수의 건식 사용후핵연료 저장 용기는 만의 하나 폭격의 주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가 파손되어 방사능 물질이 비산되는 피해를 막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폭격을 상정하면 원자력발전소의 다른 건물과 설비 파손으로 방사능 물질 누출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어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파손만이 특별한 문제는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 대치 상황에 있는 우리 나라에서는 개별 용기식 건식 저장 방식을 보다는 건물식 모듈형 저장 방식이 택하는 것이 파손 가능성을 줄이는 데 유리할 것이라 판단됩니다.

발전소 저장소 포화시 대책

발전소에 내부에 있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조는 조밀랙 등을 설치하여 용량을 다소 확장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머지않아 포화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종 영구 처분되기 전까지는 중간 저장시설로 옮겨 보관해야 합니다.

중간 저장의 정의와 방식

  • 중간 저장: 사용후핵연료를 영구 처분 혹은 재처리 할 때 까지 약 50년간 한시적으로 저장하는 것
  • 소내 독립 시설 저장: 각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에 독립된 건식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을 설치하여 저장하는 방식
  • 별도 부지 저장소 운영: 지반 등 입지 조건을 고려해 별도의 부지를 정하고 충분한 용량의 건식 저장 시설을 건설하여 사전에 정해진 기한까지만 운영하는 것

중간 저장 시설 운용 추진의 난제

  • 소내 저장시설 건설 추진시 지역 주민의 반발: 원자력안전법상 원자로 관계시설로 분류되는 “핵연료 물질의 취급시설 및 저장시설”의 범주에 들어가는 건식 저장 시설을 원자력 발전소 부지내에 건설하여 운영하는 것은 법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큰 장애가 없으나 사용후핵연료 장기 보관의 위험성 인식에 따라 예상되는 지역 주민의 강력한 반발이 소내 저장 시설 건설의 가장 추진의 가장 큰 난제입니다.
  • 별도 중간 저장소 부지 확보 및 운영 난항 예상: 중앙 집중형 혹은 지역별 중간 저장소를 건설할 부지를 확보하는 것은 비롯 약 50년간이라는 한시적 기간 동안의 저장이라는 단서가 있지만 혐오물로 인식된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국민 정서상 그 부지를 확보하는 데는 큰 난항이 예상됩니다. 만약 천층 동굴 내 한시적 건식 저장이라는 방식으로 부지가 확보되고 건설이 추진되더라도 사용후핵연료의 운반 경로 주변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의 중간저장 권고안

  • 영구처분부지 확보 및 건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는 2051년 운영 개시를 목표로 영구 처분 시설 건설을 완료하고 그 이전 적절한 시점까지 부지 확보를 지하처분연구시설 건설 및 운용하도록 권고했습니다.
  • 소내 단기 저장 시설 운용: 이와 더불어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조기 포화를 대비하여 2051년이 되기전 20~30년 동안만 저장하는 단기 소내 저장 시설을 건식방식으로 건설하여 운용하며, 다만 그 기간동안 사용후핵연료 보관비용을 지역자치단체에 지불하도록도 권고했습니다.

영구 처분 방법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은 지하처분, 해양처분, 우주처분 등을 생각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가장 유력한 방식은 지하처분입니다. 지하처분에는 약 500~1000 m 깊이의 심층부 안정된 지층까지 갱도를 굴착하고 그 지층위에 처분공을 만들어 묻는 심층처분 방법과 지표에서 3~5 km 의 시추공을 뚫어 여러 개의 사용후핵연료를 수직으로 묻는 심부시추공 방식이 있습니다. 심층처분 방법은 이미 기술이 검증되어 핀란드에서 적용하고 있고 심부시추공 방식은 현재 기술 개발이 진행 중입니다.

심층처분 방식

  • 처분 터널 건설: 지하 500~1000 m 에 지하수 생성 가능성이 적고 안정된 지반을 찾아 수평으로 터널을 건설하고 지표에서 터널까지는 완만한 경사의 터널을 뚫어 연결
  • 사용후핵연료 처분용기내 밀봉: 부식과 압력에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된 견고한 처분용기내에 사용후핵연료를 장입하여 밀봉
  • 처분공 굴착 및 처분용기 매립: 처분용기를 매립할 처분공을 적절한 간격으로 굴착하고 처분용기를 삽입한 후 충전재를 주위에 채우고 매립; 이렇게 동굴내에 매립된 사용후핵연료는 재활용 기술이 발전할 경우 회수가 가능

심부시추공 방식

  • 심부시추공 굴착: 직경이 50 cm 정도되는 시추공을 지하 3~5 km 까지 굴착; 현재까지 개발된 석유 시추 기술을 바탕으로 직경을 충분히 넓게 확보하여 시추공을 굴착하는 기술이 미국 Sandia National Lab을 중심으로 개발 중
  • 사용후핵연료집합체 장입: 하단 1 km 정도에 까지 사용후핵연료집합체를 삽입을 용기를 장입하여 적체; 용기의 높이를 5 m 로 하면 약 200개의 1개 시추공당 사용후핵연료 200 개 장입 가능; 시추공 상층부는 매립; 매립된 사용후핵연료는 재활용 측면에서 회수 가능성을 포기

지하 처분장 설계 특이점

  • 저장용기 건전성 보장: 사용후핵연료에서는 발열이 지속되므로 처분공 주위로 열확산과 이로 인한 처분장 터널 내 온도 상승에 대한 평가를 정확하게 하여 수증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온도가 100 도 이하가 되게 설계하고, 용기의 건전성이 장기간 유지될 수 있는지 평가하여 하여야 하는 점이 애로 사항입니다.
  • 지하 연구시설 운영 필요: 이러한 설계와 평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영구처분장 설계전 지하연구시설을 건설하고 실측자료를 입수하여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사용후핵연료의 약 93%는 우라늄이고 1.4% 정도는 우라늄 보다 무거운 초우라늄 원소입니다. 보통의 우라늄은 현재 가동 중인 원자로에서는 핵분열을 잘 일으키지 않지만 개발 중인 고속 중성자 원자로(고속로)에서는 핵분열을 비교적 잘 일으켜 연료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또 고속로에 있는 중성자는 장수명 초우라늄 원소까지 핵분열을 시켜 단수명 핵종으로 변환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지하에 처분된 사용후핵연료로 관리해야 할 시간과 처분 대상 양을 대폭 줄여 처분장 건설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고속로를 통한 우라늄 이용

  • 고속중성자 원자로: 고속로라고 줄여서 부르는 고속중성자원자로 그 내부의 중성자는 속도가 높게 유지되는 관계로 에너지가 높아 낮은 에너지 중성자로는 핵분열이 용이하지 않은 보통의 우라늄 (U-238)이나 초우라늄 원소조차 핵분열시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원자로입니다. 핵분열 후에는 대개 평균 2.4 개씩의 중성자가 방출되는데 고에너지 중성자로 핵분열을 시키면 3개 이상의 중성자가 생성되어 잉여 중성자를 U238과 반응시켜 핵분열이 좀더 용이한 Pu239로 변환시키는 데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속로는 U238을 효과적으로 연료로 사용하는 수단이 됩니다.
  • 고속로의 실용화의 어려움: 핵분열 직후에 방출되는 중성자의 속도는 충분히 높지만 원자로를 이루는 여러 물질속의 원자와 충돌을 겪으면서 속도가 낮아지게 됩니다. 그래서 고속로에는 핵연료 물질을 제외한 구조재 물질이나 냉각재 물질의 양을 가급적 최소로 유지시켜 주어야 합니다. 특별히 냉각재는 수소를 포함한 물과 같이 가벼운 핵이 들어가 있어 중성자와의 충돌 후 중성자를 쉽게 감속시키는 물질을 사용하면 안되므로 소듐(나트륨)같은 액체 금속이 사용되어 고속로는 액체 금속 냉각 원자로 (액금로)라고도 불립니다. 그런데 소듐은 열전달 특성이나 금속 구조재와의 화학적 비활성 특성은 굉장히 우수하지만 터빈을 구동하는 증기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물과는 아주 활성적인 반응을 하여 발화하게 됩니다. 따라서 소듐은 물과의 직접적인 접촉, 심지어 공기 중의 습기와도 접촉이 되지 않게 격리시켜야 합니다. 이러한 요건 때문에 소듐냉각 고속로는 수냉각 원자로 보다 냉각 시스템 구조가 복잡하여 실용화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고속로를 이용한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통한 고속로 연료 물질 분리: 사용후핵연료의 92%를 차지하는 우라늄과 1.3%를 차지하는 초우라늄 원소를 고속로의 연료로 사용하려면 이들 물질을 사용후핵연료에서 별도로 분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런 분리 과정을 재처리라고 하는데 재처리 과정에서는 5% 정도를 차지하고 비교적 반감기가 짧은 핵분열 파편핵들도 따로 분리해 낼 수 있으므로 이들만 따로 처분하고 우라늄과 초우라늄은 재활용을 하게 될 경우 영구 처분대상 물질의 양을 1/20 이하로 줄일 수가 있습니다.
  • 초우라늄원소의 반복 사용을 통한 독성 감소: 초우라늄 원소 중 플루토늄을 제외한 원소들은 고속로에서 파쇄되기는 하지만 그 파쇄확률이 아주 작기 때문에 매번 장전시 마다 그 일부만 파쇄됩니다. 따라서 초우라늄 물질은 여러 번 고속로에 장전함으로써 그 양을 줄여 갈 수가 있기는 하지만 매번 고비용이 드는 재처리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이지 못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 파이로 프로세싱 장단점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는 방식 중 하나가 사용후핵연료를 고온으로 녹여 용융염 형태로 만든 후 전기 분해 방식으로 물질을 추출해 내는 파이로 프로세싱이라는 것입니다. 파이로 프로세싱은 질산 같이 물이 포함된 용매를 쓰지 않고 열과 전기만 이용한다는 점에서 건식 재처리 방식이라고 합니다. 이 파이로 프로세싱 방식은 기존의 습식 방식과는 다르게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 원소만을 정밀하게 추출해내기가 어려워 핵비확산성이 높은 재처리 과정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비핵화를 선언한 우리 나라에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위해 도입할 수 있는 적절한 방식입니다.

파이로 프로세싱의 주요소와 핵확산 저항성

  • 전해 3단계: 전해환원, 전해정련, 전해제련으로 구성된 전해 처리의 3단계는 모두 사용후핵연료를 포함한 용윰염을 전해질로 하여 전기 분해 과정입니다. 첫 번째 전해환원 과정에서는 고온공기산화 과정을 거쳐 U3O8와 기타 사용후핵연료 잔존 물질로 구성된 분말형 사용후핵연료를 650 도의 고온으로 가열된 LiCl-Li2O 용융염에 넣어 녹인 후 전기분해를 통한 환원 과정을 거쳐 우라늄, 초우라늄, 핵분열 생성물 금속으로 구성된 금속전환체를 만듭니다. 두 번째의 전해정련 과정에서는 여러 물질로 구성된 금속전환체에 전해환원과는 다른 방식의 전기분해 과정을 거쳐 우라늄만 포함된 금속만을 추출해 냅니다. 마지막 전해제련 과정에서는 용융염에 녹아 있는 초우라늄 원소를 석출시켜 초우라늄 금속체를 얻어 냅니다.
  • 전해 정련시 초우라늄 원소 동시 석출: 전해제련 과정에서는 전기분해시 초우라늄 원소별로 아주 미세한 차이를 두어 인가되는 전압을 조절하지 못하는 한 각 원소별 석출이 곤란하고 이에 따라 생성된 금속에는 플루토늄의 동위원소 뿐만 아니라 아메리슘, 넵트뮴, 큐륨 등 모든 초우라늄 원소가 동시에 석출되기 때문에 순도 높은 플루토늄만의 석출이 불가능하여 파이로 프로세상은 핵확산 저항성이 높은 기술로 인정되어 있습니다.

파이로 프로세싱 기반 사용후핵연료 핵변환 처리의 문제점과 경제성

  • 초우라늄원소 다 주기 반복 연소의 부담: 파이로 프로세싱과 고속로를 결합한 사용후핵연료 핵변환 처리 기술은 처분대상 사용후핵연료의 양과 반감기를 대폭 줄임으로써 사용후핵연료 처리에 아주 효과적인 기술로 발전시킬 수 있으나, 초우라늄 원소의 중성자 반응확률이 작은 관계로 여러 주기에 걸친 고속로내 연소 과정을 거쳐야 하고 매 주기 마다 파이로프로세싱을 통한 재처리 과정을 거쳐 분리되어야 하기 초유라늄 원소 소멸처리 효율이 낮습니다.
  • 파이로프로세싱과 고속로를 통한 핵변환 소멸 처리의 저경제성: 파이로 프로세싱을 통한 재처리 전과정은 방사선이 차단된 격실에서 원격 작업으로 수행되어야 하고 소듐화재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복잡해진 소늄냉각 고속로의 저경제성 때문에 전체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 직접 처분 방식에 비해 훨씬 비용이 많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후손에게 부당하게 전가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 세대에서 반드시 그 해결기술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핵변환 소멸처리의 저경제성에 대한 수용이 필요합니다.

국내에서 영구처분하지 않는 다른 대안

우리 나라는 국토가 협소하여 사람의 생활권과 수십 km 이상 격리된 원격지를 찾을 수가 없어 남한에서 사용후핵연료 연구처분장 부지를 확보하여 2051년 까지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실상 굉장히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 대안으로 해외위탁 처분이나 통일 후 북한 지역에 부지를 확보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용후핵연료 국제공동처분 추진 현황

  • 오스트랄리아 남부지역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 제안: 2016년 2월 남부 오스트랄리아의 주정부 기관인 왕립 핵주기 위원회에서는 외국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를 저장, 처분하는 시설을 설치하는 안에 대한 제안에 대한 검토 보고서 초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제안은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하기에 최적인 지질여건 즉 강력한 암반구조와 안정된 정치상황, 사용후핵연료 수용으로 인한 경제적 이득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제안이 오스트랄리아 국민의 동의을 구할 수 있을지, 또 동의가 구해지더라도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 국제 원자력 협력체제 핵연료 서비스 워킹그룹의 활동: IFNEC (International Framework for Nuclear Energy Cooperation)의 핵연료서비스 워킹 그룹에서는 핵비확산 측면에서 민감한 사안이 핵연료의 공급 및 처분을 국제 공동으로 실시하기 위한 각국의 필요성 및 여건을 분석하고 특별히 사용후핵연료 국제공동 저장 혹은 처분 시설의 확보를 목표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통일 가능성을 염두에 둔 영구 처분 정책

  • 북한지역의 지질적, 사회적 우수성: 북한 지역은 남한 보다 안정된 지반이 넓게 분포하고 인간 생활권으로부터 충분히 격리된 지역이 많기 때문에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장 확보가 비교적 용이할 것입니다.
  • 한시적 중간 저장 시설 운용 필요성: 한반도 통일 가능성과 해외위탁 처분의 현실화를 염두에 둘 경우 시한을 명시한 중간 저장 시설을 천층 동굴 방식 등으로 환경에 위해를 주지 않도록 건설하여 운용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사용후핵연료 관리 대책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