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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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Fusion)은 수소와 같은 가벼운 서로 다른 두 개의 원자핵이 더 무거운 원자핵으로 융합하는 현상을 말한다. 핵융합이 발생하면 반응 전후의 원자핵 질량차이(반응 후 질량 감소)로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방출되는데 이를 ‘핵융합에너지’라고 한다. 핵융합은 핵분열과는 달리 초고온 고압 상태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태양처럼 핵융합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핵융합 반응과 핵융합 에너지

태양과 같은 수많은 항성(恒星, 붙박이별)들은 초고온 고압 상태에서 수소(1H), 중수소(2H 또는 2D), 삼중수소(3H 또는 3T), 헬륨(4He, 리튬(6Li) 같은 가벼운 원소들의 핵이 합쳐지는 핵융합 반응을 통해 빛을 낸다. 지구상에서 인공적으로 지속적인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 중인 중수소-삼중수소 핵융합 반응의 반응식은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2D+3T→4He+1n+17.6 MeV

중수소와 삼중수소 원자는 서로 가까이 가면 같은 양전기를 띄고 있는 두 물체 사이에 걸리는 정전기력에 의해 서로 밀어내려는 힘(반발력)이 작용한다. 이 두 원자핵의 융합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이 반발력을 초과하는 높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연구결과 이 핵융합 반응에는 원자의 10 keV의 이상의 운동에너지가 필요하며 이 에너지는 중수소 원자가 약 1,000 km/sec의 속도로 충돌하는 것과 같다. 두 원자핵의 융합 반응이 일어나면 무거운 헬륨원자와 중성자가 하나씩 생기고 반응 전후의 질량 차이에 의해 에너지가 발생하는데(아인슈탄인의 E=Δmc2) 바로 핵융합 에너지이다. 에너지는 두입 자 헬륨원자(3.5 MeV)와 중성자(14.1 Mev)의 운동에너지로 발생된다. 두 입자의 운동에너지는 이어지는 다른 반응을 통해 빛 에너지나 열에너지의 형태로 변환되어 이용된다.

핵융합 반응 조건

핵융합 에너지를 얻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생각해 보자. 핵융합 반응은 원자의 중심에 있는 원자핵(양자와 중성자로 구성됨)과 원자핵의 반응이므로 핵을 둘러싸고 있는 전자 또는 전자구름이 없거나 적은 상태, 즉 플라즈마 상태가 되어야 쉽게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양전기를 띄는 원자핵들은 정전기력에 의해 서로 밀치는 힘이 작용하며 이 반발력은 반응마다 다르지만 에너지 단위로는 10keV 이상에 해당한다. 이를 온도로 환산하면 1억 도가 넘는 고온이다. 이는 핵융합 반응을 인위적으로 일으키기 위해서는 반응할 원자들을 미리 높은 온도로 가열해 두어야 한다는 이야기와 같다. 태양은 이 보다 훨씬 낮은 온도이지만 풍부한 양의 수소 원자들이 태양의 중력에 의해 갇혀있는 시간이 길어 지금의 빛의 세기를 낼만큼 충분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 원자핵 간의 융합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반응원자핵 간에 충돌기회가 많아야 하므로 정전기적 반발력을 이겨낼 수 있는 빠르게 움직이는(에너지와 온도가 높은) 원자의 수가 많아야(밀도가 높은) 하고 융합반응이 일어날 공간을 이탈하지 않고 오래 머물러 있을수록(가둠 시간이 길수록)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핵융합 장치

핵융합의 최우선 조건은 원자를 이온화시켜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그 다음 전자와 분리된 원자핵들은 융합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특정 공간에 가두어 놓아야 한다. 이러한 조건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 고안된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식이 있다.

  • 자기장 핵융합 장치
수소의 중성기체를 보면 양성자와 전자가 전자기력으로 서로 붙어 있는 원자가 화학적 결합력을 통해 여러 개가 서로 붙어있다. 따라서 수소 원자로 분리하고, 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내어 원자핵(양성자)이 따로 존재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원자들의 결합과 전자를 떼어낼 수 있는 에너지를 외부에서 공급해 주어야 한다. 이를 이온화 과정이라고 부르며 이온화가 된 상태를 수소 플라즈마 상태라고 한다. 플라즈마는 물질이 전기를 띤 양이온과 음전자로 존재하는 상태이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려면 우선 플라즈마 상태를 오래 유지해야 한다. 플라즈마 상태는 자연 상태에서는 오래 지속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주위의 다른 물질과 반응하며 이온교환 등을 통해 쉽게 중성 기체 상태로 되돌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플라즈마를 담아두는 용기를 고안하고 용기 안을 진공상태로 만드는 방안이 고안되었다. 그러나 플라즈마가 다른 원자와 핵반응을 일으키기 전에 용기 벽과 부딪치게 되면 다시 중성원자로 되돌아갈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진공용기 내에서 플라즈마 상태로 오랫동안 가두기 위한 방법으로 원자핵이온과 전자가 각각 전기를 띄고 있으므로 전기를 띈 물질은 자석이 만드는 자력선을 따라 원운동을 하면서 오래 머무는 원리를 이용하게 되었다. 이 원리를 이용하여 진공 용기 속에 벽과 충돌하지 않고 가능하면 긴 자력선이 생기도록 자석을 배열하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런 방식을 자기장을 이용한 자기핵융합 장치라고 한다. 토카막 장치가 자기장 핵융합 장치의 전형이며 우리나라의 K-Star 장치와 국제공동연구 프로젝트인 ITER가 이에 속한다.
  • 관성 핵융합 장치
이 방법은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때까지 오랫동안 원자핵 이온을 가두어 두는 대신 순식간에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방법이다. 이 기술은 작은 구슬 속에 핵융합 연료를 가득 채우고 구슬 밖 사방에서 고출력 레이저 빔이나 무거운 이온 빔으로 구슬 표면을 순간적으로 가열한다. 이때 표면이 사방으로 팽창하면서 작은 폭발이 일어나고 그 반작용으로 구슬 속으로 엄청난 압력이 가해지는데 이 힘이 구슬 한 가운데에 있는 연료들이 순간적으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어 마치 미세한 폭발과 같이 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핵융합 에너지 이용

핵융합 수준의 척도로 쓰이는 지표로 Q 값이 보편적으로 쓰이는데 이는 방출된 핵융합 에너지와 플라즈마를 만드는데 사용된 입사에너지의 비율을 나타낸다. Q 값이 1이면 소요된 에너지만큼 핵융합 에너지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1990년대 중반에 유럽과 일본에서 이를 달성하였다. 핵융합 에너지를 핵분열 에너지와 같이 發電 등의 상용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플라즈마 상태를 유지하여 융합반응을 지속하면서 Q 값이 1보다 큰 핵융합 장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