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로프로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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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사용후핵연료로부터 플루토늄, 우라늄, 더 나아가 넵티늄, 아메리슘과 같은 마이너 악티나드를 연료로서 재활용이 가능한 유용원소를 회수하는 기술은 크게 습식과 건식기술로 나눠진다.

파이로프로세스 기술은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건식기술로써,

  • 용융염을 매개로 하고
  • 전기화학 또는 환원추출을 이용하여 유용원소를 회수하며,
  • 나머지 핵분열생성물 대부분을 용융염 속에 남겨 두는 기술이기 때문에 공정 전 과정 중 열역학적으로 플루토늄을 단독으로 회수하기가 어려운 기술이다.

파이로프로세스는 이런 특성 때문에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중 상대적으로 핵확산저항성이 탁월한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1].


개발 역사

파이로프로세스 기술은 1960대부터 제안되어 왔으며, 원천 기술은 미국과 러시아(구소련) 기술로부터 유래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사용후핵연료에서 핵물질을 회수하여 이를 고속로에 재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미국은 금속핵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반면에 러시아는 산화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미국이 개발한 고속로연계(IFR: Integral Fast Reactor) 핵연료주기 기술은 오늘날 사용후 금속핵연료 처리기술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해 LiCl-KCl 용융염이 사용되고 우라늄과 플루토늄 그리고 마이너 악티나이드를 전기화학적으로 회수하는 방법이 제시되었다.

1990년대 들어오면서 기존 열중성자를 이용하는 원자로(LWR, Light Water Reactor)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도 금속핵연료주기 기술과 연계시키기 시작하였다. 이 기술의 핵심은 산화물 핵연료를 금속핵연료로 전환시키는 기술이며, 2018년 현재 파이로프로세스 기술의 상용화 여부를 가름할 수 있는 핵심기술로 분류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사용후 산화물 핵연료를 NaCl-2CsCl 용융염에서 염소화 시켜 쉽게 용융염에 용해시킨 후 전기화학을 이용하여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회수할 수 있지만 마이너악티나이드의 전기화학적 회수는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 후 일본, 한국 그리고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공동체의 파이로프로세스의 연구는 기술의 완성도를 더 높이는데 기여해 오고 있다.

특히 한국은 실험실규모 기술 입증을 넘어 2015년 모의핵연료를 이용한 년 10톤 파이롯 규모, 프라이드(PRIDE, Pyroprocess Integrated Inactive Demonstration Facility) 시설을 구축하여 실용화를 위한 공학적 검증을 하고 있다. 파이로프로세스의 연구개발 중인 주요 국가들의 활동내역은 아래 표와 같다.


각국의 파이로프로세스 활동 현황

파이로프로세스 공정

아래 그림의 파이로프로세스 공정개념도는 금속핵연료 처리를 기반으로 하는 공정 흐름도로서 한국에서 연구 개발되고 있다. 고리원자력발전소(PWR)형 산화물(UO2) 사용후핵연료를 금속물질로 전환시킨 다음 IFR 사이클로 연계시켜 우라늄, 플루토늄, 마이너 악티나이드를 금속합금형태로 회수한다.

보다 자세한 공정 설명은 아래와 같다.

① 사용후핵연료 해체 및 절단(De-cladding/Chopping)
UO2 사용후핵연료 집합체를 해체하고 담배필터 크기로 절단.
② 휘발산화/핵분열생성물 포집(Voloxidation/Capturing)
600oC 이상의 온도에서 UO2 소결체를 분말화시켜 소결체에 갇혀있는 휘발성 핵분열 생성물(Kr, Xe, I, Cs 등)을 포집시키고, 피복관은 금속폐기물로 분류시킴.
③ 전해환원(Electroreduction)
분말을 소결체 형태로 재가공한 후 LiCl 용융염을 함유하고 있는 전해환원 반응기에서 알카리 원소(Cs 등)와 알카리토금속(Sr 등)은 모두 용융염에 용해되고, 우라늄 및 플루토늄 등 나머지 원소들은 거의 모두 금속 합금체로 전환됨
④ 전해정련(Electrorfining)
금속 합금체는 LiCl-KCl를 함유하고 있는 전해정련반응기 양극으로 이송되고, 여기에서 대부분의 우라늄을 고체 음극에 전착시켜 회수
⑤ 전해제련(Electrowining)
우라늄이 제거 후 용융염을 액체음극(Cd 풀)과 접촉시켜 잔여 우라늄, 대부분의 플루토늄과 마이너 악티나이드를 함께 회수하고, 액체음극을 증발시킨 다음 고체 핵연료(U-TRU)를 얻게 됨
⑥ 폐용융염 재생(Spent Salt Recycling)
전해환원, 전해정련 및 전해제련에서 발생하는 폐용융염은 적절한 방법으로 재생시켜 공정으로 재순환시킴


파이로프로세스 공정 개념도

핵확산저항성

습식기술인 퓨렉스 기술은 플루토늄을 99.9% 이상의 순도로 회수할 수 있다. 이에 반해 파이로프로세스는 순수한 플루토늄의 회수가 원천적으로 어렵다. 산화환원 포텐셜이 인접해 있는 원소들과 함께 금속으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를 보면 우라늄, 플루토늄 그리고 핵분열생성물들이 용융염에 함께 혼재되어 있을 때 금속을 회수하는 음극재료에 따라 환원 전위가 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대적으로 반응성이 없는 텅스텐과 같은 고체음극은 우라늄 회수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이에 반해 알루미늄 고체 음극 또는 액체음극을 보면 플루토늄을 포함하는 초우라늄 원소군은 거의 함께 환원된다. 다시 말해 플루토늄을 단독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음극 재료에 따른 금속환원 전위


참고문헌

  1. OECD-NEA, “State-of-the Art Report on the progress of Nuclear Fuel Cycle chemistry, OECD-NEA No. 7267, 2018


이 자료의 최초 작성 :김 응호(영산대) ehkim1@naver.com, 등록 : 박 찬오(SNEPC) copark5379@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