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칼륨(K-40)과 식품; 바나나 선량

Atomic Wiki
이동: 둘러보기, 검색


왜 바나나선량을 말하는가?


0.1 µSv를 바나나 선량이라고도 한다. 바나나 1개를 먹으면 이로 인해 내부피폭선량 0.1 µSv에 해당하는 방사선량을 피폭하기 때문이다. 방사선에 피폭하는 이유는 우리가 가끔 먹는 바나나에 천연 방사성물질인 K-40(칼륨-40)이 들어 있어서이다.

칼륨은 지구 어디에나 있다. 땅에 뿌리를 내려 영양분을 만드는 모든 식물에는 더욱 그렇다. 식물이 뿌리를 통해 수분과 함께 흡수한 영양소 중에 칼륨이 있다. 우리 몸에서 칼륨(이온)은 나트륨(Na,이온)과 더불어 매우 중요한 원소이다. 이들이 부족하거나 많으면 우리 몸에는 이상이 생긴다. 이 두 이온은 서로 길항작용을 한다. 주거니 받거니 하며 서로 영향을 주는데, 몸 안에 칼륨이 많으면 나트륨이 밀려나고, 나트륨이 많으면 칼륨이 부족하게 된다. 고혈압 환자는 칼륨 섭취를 늘려 체내 나트륨 양을 줄여야 한다고도 한다. 물론 칼륨을 과다 섭취하면 이를 배출하는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사실 부족한 것도 문제이지만, 과다 섭취하여 좋은 것은 없다.

대표적인 칼륨 식품 중 하나가 바나나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자료에 의하면 바나나 1개에 422 mg의 칼륨이 들어 있다. K-40의 양은 천연 칼륨의 0.0117 % 이므로, 이를 방사능으로 계산하면 13.2 Bq 에 해당한다.주1) 바나나 1개를 먹게 되면 13.2 Bq을 섭취하는 것이니,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 간행물-119에 제시된 K-40에 대한 선량환산인자(6.2 x 10-9 Sv/Bq, 성인)을 사용하면, 0.08 µSv, 약 0.1 µSv를 체내 피폭하게 된다.

주1) 비방사능을 사용하여 계산할 수도 있다. 천연 칼륨에 대한 방사성물질 칼륨-40의 비방사능은 31.7 Bq/g 인데(PNNL-18240, 2009), 이를 이용하면 바나나 1개에 들어 있는 K-40은, 422 mg x 31.7 Bq/g = 13.4 Bq 이다.


바나나 (등가) 선량을 말하는 이유는 오로지 복잡한 내용을 쉽게 설명하여 이해수준을 높이기 위함이다. 방사선 위험과 그 크기는 설명하기도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쉽게 접근하기 위하여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을 이용하여 양적인 비교를 한다. 그 한 예가 바나나 선량이다. 바나나는 먹기도 쉽고 우리가 가끔 즐기는 식품이면서, 대표적인 천연 방사성물질인 칼륨-40이 비교적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칼륨이 많이 들어 있는 몇 가지 식품들과 이에 들어 있는 K-40 방사능, 섭취 시 피폭하게 되는 선량은 다음과 같다.

칼륨(K) 식품1)과 방사능, 방사선량
식품 구분 K
(mg)1)
K-40
(Bq)2)
피폭 선량
(µSv)3)
Apricot, dried(말린 살구), 1/2 cup4) 1,101 35 0.22
Lentils, cooked(렌틸콩 요리), 1 cup 731 23 0.14
Prunes, dried(말린 자두), 1/2 cup 699 ~22 0.14
Squash, acorn, mashed(으깬 호박/도토리), 1 cup 644 20 0.13
Raisins(건포도), 1/2 cup 618 20 0.12
Potato, baked, flesh only(갓 구운 감자), 1 medium 610 19 0.12
Kidney beans, caned(캔 강낭콩), 1 cup 607 19 0.12
Orange juice(오렌지주스), 1 cup 496 16 0.10
Soybeans, mature seeds, boiled(삶은 콩), 1/2 cup 443 14 0.09
Banana, 1 medium(보통 크기 바나나) 422 13 0.08

1) NIH, Potassium fact sheet for health Professional, 2020
2) 천연 칼륨에 대한 칼륨-40 비방사능(31.7 Bq/g-K, PNNL-18240, 2009) 사용
3) 선량계수, 6.2 x 10-9 Sv/Bq(ICRP-119, 2012) 사용
4) 1 cup; ~240 mL


우리 몸에 있는 칼륨의 양은 70 kg 성인의 경우, 대략 70 ~ 140 그램(1 ~ 2 g/kg) 이다. 칼륨-40 동위원소 비율이 천연 칼륨의 0.0117 % 이니, 칼륨-40은 8.2 ~ 16.4 mg 이다. 이를 방사능으로 환산하면 2,171 ~ 4,341 Bq에 해당한다.

한편, 보건복지부의 우리나라 1일 칼륨 섭취 권장량 기준은 3,500 mg 인데,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의하면, 그 기준에 비해 남성은 85 %(약 2,975 mg), 여성은 70 %(약 2,450 mg) 정도 섭취한다. 그 양이 부족한 편이다,

살아가며 질병을 확인하고 치료하기 위하여 병원에서 방사선영상 검사와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받기도 한다. 건강을 유지하고자 방사선에 피폭하는 것이다. 이 때 받게 되는 선량을 바나나 (등가) 선량과 환경방사선량(자연방사선에 피폭하는 기간)을 사용하여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의료 방사선영상 선량, 바나나 선량, 환경선량피폭 기간
의료영상검사 선량1)
(mSv/회)
바나나선량(0.1 µSv) 배수 자연방사선량 대비 피폭 기간
(우리나라 4 mSv/년 기준)
CT(복부, 골반, 몸통) 10 100,000 3 년
대장조영술 4 40,000 16 월
흉부단순 엑스선 촬영 0.1 1,000 10 일
구강 엑스선 쵤영 0.005 5 1 일
골밀도 검사 0.01 100 1 일
PET/CT 25 250,000 8 년
유방 촬영 0.7 7,000 3 월

1) 자료(http://radiologyinfo.org/en/info/safety-xray) 일부 발췌


한 번에 바나나를 많이 먹는 것은 불가능하다. 바나나를 한 번에 1,000개 정도 먹으면 사망하지 않을까? 바나나 속의 칼륨이 몸에 전부 흡수되면 칼륨이 무려 422 그램이다. 몸 안의 나트륨이 너무 많이 빠져나가고 칼륨을 배출하기 위해 신장도 고장 날 것이다. 그러나 단지 칼륨 때문만은 아니다. 결정적으로 신진대사 기능이 망가진다. 하지만 그럴 일은 절대 없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일정 수준 이상의 칼륨은 몸 밖으로 빠져 나온다.

바나나 1,000개에서 나오는 방사선으로도 사망하는 것은 아니다. 그 방사선량은 겨우 0.1 mSv이다. 일반인 연간 선량한도(1 mSv)의 1/10 수준에 불과하다.

이해하기 쉽도록 바나나 선량을 사용하여 방사선위험을 비교, 설명하는 경우는 수 µSv와 같이 아주 낮은 선량의 경우(예; 구강 엑스선 촬영 선량은 바나나 5개 섭취 시 선량 수준)이다. 이렇게 바나나 몇 개 정도 먹는 경우와 같은 정도의 위험이라면 그것은 위험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자료의 최초 작성 및 등록 : 김봉환(KAERI) bhkim2@kaeri.re.kr